명성철물상사

서울시 구로구 개봉동 403-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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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관리자 
Subject  
   부모님 생각
* 2012.06.15 네이버 블로그에 올린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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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년 전(1986년) 장사 시작 후 꽤나 오랫동안은
가게로 배달되어 오는 물건의 포장상태를 보면
사람이 직접 끈으로 묶어 놓은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면 아버지와 어머니는 포장된 끈을 끊지를 않고 열심히 풀어낸 후,
둥그렇게 감아 끈 뭉치를 만들어 놓으셨다.

나는 장사하면서 그 끈으로 손님들의 물건을 묶어 포장하는 데 사용했고
부모님은 남은 끈 뭉치에 또 포장되어 온 끈을 다시 감아 놓으시곤 해
포장 끈을 따로 구입해 사용해 본 적이 거의 없었다.

어제 충청도의 못 공장에서 보낸 물건이 화물로 도착했다.
요즘은 타카못을 주로 사용하기 때문에
사람 손으로 직접 때려 박는 못은 거의 팔리지 않아
인천 지역에 있던 이 못 공장도 세월의 흐름에 따라 지방으로 내려갔고
가끔씩 물건을 주문하면 직접 배송하지 않고 끈으로 묶어 화물로 발송한다.

화물로 도착한 물건들을 보니 깊은 감회가 밀어닥친다.
못이 무거운 쇳덩어리라 사람이 직접 꽤나 여러 번 묶었으면서도
끈을 빌빌 꼬아 감은 흔적이 여기 저기 보인다.
조금은 뻣뻣한 연녹색의 끈으로 칭칭 동여 맨 포장상태를 보니
못 공장의 열악한 포장시설도 느껴진다.
하지만 예전의 사람 손길이 그대로 전해지는 것 같아  
한 동안 멍하니 바라보며 저 물건들을 열심히 포장했을 사람들의 체취를 느껴본다.

오늘 아침 6시 가게로 들어오니
어제 늦어 정리 못한 물건들이 매장 입구에 놓여 있는데
어느새 묶여있던 끈의 윗부분이 싹뚝 잘려 있다.

아뿔싸! 어머니가 보셨으면 또 한 소리 하셨을텐데...

서 너 분의 손님을 보내고 얼른,
윗부분이 잘린 채 포장되어 있는 끈을 커다란 제품 뭉치에서 옷 벗기듯 벗겨내어
한 줄 한 줄 끈을 풀어내고 연결하여 둥그런 끈 뭉치를 만들었다.

끈을 풀고 끈을 다시 둘둘 감고 계시는 부모님 모습이 절로 떠올라
돌아가신 아버님과 병원에 계신 어머님이 생각난다.
갑자기 눈시울이 뜨거워지며 눈물이 흐른다.

오늘이 금요일이다.
내일 모레 일요일 아침 일찍 아버님 산소에 다녀와야겠다.

김기용
 [2012/12/06]  ::
 형님 마음이 보이네요... 부끄럽습니다.